사우나 천태만상을 살펴보자!
▶ 계속 울어대는 사람
사우나에서 어른이 막 울지는 않는다. 물론, 아이이다. 사우나 안에 들어와서는 그래도 조용하다. 아이들은 물을 좋아하니까.
아마도, 입구에서 표를 끊고 엄마는 여탕으로, 아빠하고 아이는 남탕으로 들어왔다. 입구부터 울기시작한다. 엄마와 헤어진게 못내 아쉬운가보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사우나 문을 열고 자리를 잡기까지 계속 운다. 소리도 엄청크다. 물론, 아이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는 당연히 우는게 맞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면 사우나는 평화가 찾아오고 조용하다. 나도 어렸을때 저렇게 울었고 아버지는 당황하면서도, 그칠 때까지 어르고 달랬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은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사우나를 많이 와봤지만, 오늘처럼 우렁차게 오랫동안 우는 아이는 또 처음본다. 나도 저랬겠지 저 나이때에는.
▶ 찬물에서 수영과 다이빙하는 사람
이또한, 다 큰 어른은 별로 없다. 아예 없다고도 봐야한다. 어린 아이들부터 중,고교 정도 되는 또래 일것이다. 혼자는 물장구를 심하게는 안친다.
2명 이상의 친구들이 와서 신나게 물튀기기하고 온각 수영영업을 시험삼아서 물개들이 된다. 그 소음 또한 굉장하다.
너무 시끄러울때는 때 밀어주는 아저씨 마저도 옛날에는 조용히 하라고 호통을 쳤던 곳도 있다. 그러면, 찬물을 끼얹은 상황인듯, 고요한 절같은 분위기가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갑자기 수영장이 되버린다. 요즘같이 더위가 연속일때는, 먼 해수욕보다는 가까운 사우나에서 찬물로 해수욕을 대신하는 것도 할만하다.
젊은 수영선수와 다이버들만 잘 피하면서 말이다.
▶ 화장실에서 궁시렁대거나 유튜브 소리 큰 사람
위에서 마구 울어대던 아이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나 또한 울음이 오래가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옆 칸 사람은 험악하기까지 한 탄식과 말을 내뱉더라.
역시, 세상엔 내 맘같지 않은 사람 천지다. 본인의 비위와 맞지 않으면, 그냥 그걸 입밖으로 표출하는 사람들.
홧병을 예방하려는 건지 저런 내뱉음이 오히려, 건강에 좋을진 모르겠다. 공공이 이용하는 곳에서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서 각자 그 대처하는 방법들이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다.
언제 어떤 태도와 말이 나오는가에 따라서 그날의 나의 기분도 같이 덩달아 오르락 내리락한다.
▶ 주위 사람 한테 물이나 비누물 튀게하는 사람
목욕탕에서 자리를 잡을땐 뒤쪽이나 옆쪽에 사람이 있는지 살핀다. 특히나 앞뒤쪽이 좁아서 사람이 많은 경우엔 어떻게든 복잡하니까.
사람이 있어도, 일단 그 사람의 생김새를 본다. 혹시 저 사람이 나에게 유해하지 않을까 하고. 머리를 감을때 샤워기를 나는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물이 떨어지도록 되도록 잡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에게 물이 확 어디선가 뿌려진다. 뒤나 옆을 보면, 그 사람이 샤워기 방향을 내쪽으로 하고 있다.
뒷사람에게 물이 간다는걸 알고 있지 않을까? 괜한 시비는 하기가 싫다. 잠깐 뿌려진것은 그려려니 한다.
계속되면 열 받겠지만. 그래도, 생각못한 물을 맞게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 탕안에서 신문 보는 사람
굉장한 내공이 돋보이는 분이다. 심지어는 돋보기 안경을 낀 사람도 본 적이 있다. 신문 또는 만화책을 몇권을 옆에다 쌓아놓는 경우도 있다.
가끔, 구석에서 핸드폰을 보는 사람도 있는데, 휴대폰은 목욕탕안으로는 가져오면 안되는데 말이다. 그 정도로 휴대폰 중독인 건지.
아니면, 사업을 해서, 한시라도 확인을 안하면 큰 손실을 보는 그런 사업을 하는건가? 여하튼, 고수의 길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 대화 큰소리로 하는 사람
어디가나, 이런 사람 많다. 큰 소리로 옆 사람도 한번 들어보라는 듯이 무용담 비슷하면서, 돈을 아주 잘 번다는 그런 뉘앙스가 달린 말들.
옆에 있는 친구인지 후배인지 아들인지에게 훈계와 함께 똑바로 살으라는 듯한 그런 언어들. 소곤소곤하게 좀 말해주면 어디 덧나나.
무슨 차를 샀는데, 장점이 어떻고 단점이 어떤데, 어떤 차가 휠씬 낫다는 등. 찜질하는 사우나 안에서도 큰 소리로 저런 얘길 하면 피곤이더 쌓일듯하다.
사우나는 공공장소인데, 좀 작은 목소리는 어떠한가.
▶ 이상한 행동, 말, 소리, 몸짓하는 사람
음. 이 또한 정상인은 아닌 듯 보인다. 매번 내가 오는 시간에 자주 마주친다. 물론 보호자하고 같이 온다.
약간 지적으로 장애가 있어서, 탕 주위를 계속 돌거나, 탕 주위에서 이상한 손 발짓과 요상한 소리 등등 고함을 치기도 하고.
곤히 주무시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래기까지 한다. 뭔일인가 보다가 이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그러려니들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이 잠깐이면 몰라도, 너무 오랫동안 그러면 사람인 이상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어찌하랴.
그 아이의 불편함을 보고, 그래도 안불편한 사람들이 한번쯤 이해하고 너그러이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사우나의 풍경이다.
▶ 누워있는 자리를 두 칸이나 차지하는 사람
사선으로 누워서 자면서, 돌 베개 2명 분을 차지하고 잔다. 팔을 옆구리에 붙이지 않고 오른팔을 쫙 펼쳐서 2명 분을 넘어버리다니.
어디가 아프신거 아닐까 상상해 본다. 아프니까, 아픔을 잊기위해 편한 자세를 취한거라고 다시한번 되뇌인다.
나도 아픈곳이 있는데, 내가 저 상황이면 나도 저럴것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똑바른 자세로, 1인분의 자리에만 되도록이면 있도록 할 것이다.
2인분의 자리를 내 멋대로 팔과 다리를 쭉 뻗어서 잔다는 것은 나는 상상을 못하겠다. 누가 내 다리나 팔을 오히려 걷어찰 것 같은 무서운 느낌 때문에.
▶ 탕 위에 걸터 앉아서 이상한 행동하는 사람
음 물론 성인은 아니다. 초등생일 듯 하다. 탕위에 걸터 앉으면, 다른 이들한테 잘 보이게 된다. 고개를 숙이더니 자기의 중심부에 손을 갖다 댔다.
앗 저게 뭐하는 거지? 자기위로를 하는거 같은데? 탕속도 아닌 탕 위에서 말이다. 허 참. 이거 민망해서리.
이건, 어디가 잘못된 것인가? 교육이 잘못된 건가, 아니면 영웅심리의 일종인가?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은 관종심리인가.
오늘만 보도록 하자. 다음번엔 이 시간에 사우나에서 안봤으면 하는 그런 상황이다. 제발 탕속으로 들어가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