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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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넷플릭에서 시간 날때마다 보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최근에 나온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이미 2022년에 SBS에서 방영이 되었던 것이다.
워낙, 공중파 TV는 거의 본 적이 없었던 지라 세상물정도 모르고 지냈다. 주인공은 김남길과 그 성이 진씨인 분인 코가 좀 뭉툭하신 그 배우 말이다.
연기력이 그래도 되시니까 주인공과 거의 대등하게 캐스팅된 듯하다. 실제로 괜찮은 연기력이다. 전에 그 통닭집하는 경찰로도 나왔었다.
이 드라마에선 김남길 즉 송하영경위인데, 얼굴 색깔 톤이 전체적으로 뭐랄까, 좀 진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든다.
범죄 및 스릴러의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주려고 했는지 좀 엄숙한 모습이 보인다. 총 12회인데 아직 다 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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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회 볼적마다 다음회가 또 봐야되거나 기다려지는 그런 감이 계속 든다. 김남길 배우가 많이 나왔던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서 보진 못했지만, 전에는 코미디적인 역할을
많이 했던듯 한데, 이번엔 웃음끼 쫙 뺀 그런 모습이 많이 보여진다.
물론, 송하영이 프로파일러로서 매번 범죄자와의 대면 면담이 주로 많은데, 이는 외국의 범죄 스릴러인 마인드헌터와 비슷하다.
그 드라마도 형사 두명이 교도소에 갇힌 범죄자들과 계속되는 면담이 주를 이루는데, 그 주고받는 말들을 보는게 매력이 있고 빠져든다.
아마도 비슷한 컨셉으로 이 드라마도 제작된 듯하다. 극중 인물들은 대부분 어렸을적에 부모한테 겪었던 트라우마가 현재의 본인들의 행동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영상에서 보여지니, 우리들도 어렸을때 저런 끔찍한 일들이 있었을까 되뇌이곤 한다.
그런 엄청난 폭행을 당했다면, 나도 저렇게 막나가는 범죄자가 되지 말란 법이 없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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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고 상상하기 싫은 폭력을 안 당한게 과연 나도 운이 좋았을까 느껴진다. 특히, 범죄자인 남기태를 연기한 연기자는 정말 싸늘하다가도 피식 웃게 만든게 몇번이나 된다.
말하는 대본이야 당연히, 작가가 써놓은 말들이겠지만 그걸 배역에 맞게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느낀다.
남기태를 연기한 김중희 배우는 머리가 앞머리를 덮었을 적과 약간 대머리 형식일때의 모습이 완전 딴판이다. 정말 배우들은 자기 본 모습보다는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할때와 구분이 안간다.
저렇게 180도 틀린 사람이 된다는게 신기하고도 감탄스럽다. 그 전에 노인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송경위와 면담할때도 분노에 차서 내뱉는 말들이 시원하면서도 악마가 하는 말이라 내심 뜨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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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부자도, 여자들도 몸간수를 잘하라는 말도, 살인이 직업이다라는 말도 참 많은 걸 생각케 만든다.
어렸을때 아버지에게 학대받았던 한이 커서 사회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표출되면서, 결국은 사람을 해치는데에 쾌감을 부르짖으며 오히려 사회를 혼내는 장면은 마치 내가 저 범죄자의 맘속에 들어갔다가 흠찟 다시 나오는 과정을 반복하게 만든다.
내가 저 범죄자로 태어나서 저 상황이 되었다면, 과연 저런 울분의 부르짖음을 해댈 수 있을것인가? 과연 내 맘속에도 저런 악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자리잡고 있을까 말이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괜찮은 배우의 말이 내 맘속을 후벼 팔때에는 내게도 그런 마음이 있을 수 있지않을까 의심해 본다.
왜 저런 범죄자가 저렇게 사회에 못다할 말을 외치는 걸까. 그냥 나쁜 놈이라 그런건가, 나는 나쁘지 않은 과연 좋은놈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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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태와 송경위의 면담 대화는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집중과 허탈한 헛웃음까지 굉장히 재미가 있다.
소심한 성격의 범죄자지만 송경위의 무덤덤한 유도심문에 넘어가면서도, 툭툭 던지는 웃음과 허세끼가 있는 답변이 외국드라마에서는 느껴보지 못하는 카타르시스 같은게 있다.
송경위와 많이 대립각도를 보이는 여자경찰 팀장역의 배우는 가끔 영화 대사라기 보다는 약간 설명조의 무대에서 하는 대사와 같아서 특이함을 보인다.
연극같은 데에서 적응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아직, 마지막 두편을 다 안 봤지만, 상당히 볼만한 드라마이고 범죄자들이 내뱉는 사회에 대한 악다구니가 보는이의 머리를 탁탁 때려서 카타르시스가 있다.
후편에는 실제 실화라고 하는데, 강호순의 이야기가 빚대어져 나온다. 그는 미남형에 차에는 강아지와 찍은 사진들로 실제 그렇게 범죄에 이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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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십년 지난 그 당시에, 최초 프로파일러가 겪었던 얘기를 토대로 만들었기에 더욱 빠져들고 집중해서 볼 수있다.
실화라기에, 그 뒷얘기를 찾아보는 재미도 또한 좋다. 세상에 범죄없는 날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악당을 한명 열심히 잡으면, 또 다른 악당이 계속 나오는 현세상을 천국이 되라고 비는것은 얼토당토안겠지.
범죄없는 세상 과연 있을 수 없는 세상인가. 직접 발로 뛰는 기수대한테 항상 미움만 받는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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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 없이 회의만 한다는 책망만 받지만, 해결해 가는 사건마다 분석팀의 칼같은 예측과 분석으로 범죄자는 잡힌다.
앞장서 보이진 않지만, 그 언저리에서 오히려 더 큰 역할을 하는 그들의 노고가 점점 빛을 보게되어 참 다행이다.
그런 보이지 않는 희생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임을 알게되는 드라마이다. 한번 쭈욱 보면 결코 시간낭비는 아닐것이다.